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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재료백과

물 한 방울도 아까운 올리브오일—그 비밀을 알고 고르자.

by panameragts 2025. 4. 7.

"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, 그냥 더 비싼 오일 아니야?"
마트에서 멈칫한 당신, 절대 혼자만 그런 거 아니다. 이 작고 귀여운 병 안에 얼마나 많은 과학, 건강, 마케팅, 그리고 지중해의 햇살이 들어있는지 아는 순간, 그저 그런 식용유 취급은 못 할 것이다.

지금부터, ‘올리브오일’이라는 복잡 미묘한 세계를 알기 쉽게, 하지만 깊이 있게 풀어본다.

엑스트라버진 vs 정제유, 뭐가 어떻게 다른 걸까?

두 오일의 차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‘착즙’ 방식부터 알아야 한다.
**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(Extra Virgin Olive Oil)**은 고온 가열 없이, 첫 번째 냉압착(Cold Press)만으로 추출된다. 첨가물은 없고, 화학 처리도 없으며 산도(acidity)가 0.8% 이하여야 이 이름을 달 수 있다. 자연 그 자체에 가까운, ‘원액’ 느낌.

반면, **정제 올리브오일(Refined Olive Oil)**은 맛이나 향이 부족한 낮은 등급의 오일을 고온 처리, 화학 정제 과정을 거쳐 만든다. 이 과정에서 풍미는 사라지지만, 보관성과 중성적인 맛은 얻는다.

“엑스트라버진 오일은 폴리페놀 함량이 높고 항산화 작용이 탁월하다.”
– Journal of Nutritional Biochemistry, 2015

진짜 건강에는 뭐가 좋을까?

여기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. 엑스트라버진 오일에는 **올레오칸탈(Oleocanthal)**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다. 이 성분은 **이부프로펜(해열진통제)**과 유사한 항염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. (Nature, 2005)

또한, 폴리페놀(polyphenols)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이미 수많은 연구에서 입증되었다.
유럽 식품안전청(EFSA)은 하루 20g의 엑스트라버진 오일 섭취가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권고한다.

 

라벨에서 꼭 봐야 할 3가지

  1. ‘Cold Pressed’ 혹은 ‘First Cold Press’ 문구
    → 이게 없으면 대부분 정제유일 확률 높음.
  2. 산도(acidity) 0.8% 이하
    → 엑스트라버진 조건에 해당.
  3. 생산일자
    → 병입일보다 수확일 기준으로 18개월 안팎이 가장 신선.

잠깐!
‘Pure Olive Oil’, ‘Light Taste’는 대부분 정제유다. ‘Light’는 열량이 낮다는 뜻이 아니라 맛이 옅다는 의미다. 헷갈리지 말 것.

 

언제 어떤 오일을 써야 할까?

요리 상황추천 오일

 

샐러드, 카르파초, 빵 찍어 먹기 엑스트라버진
볶음, 튀김 등 고온 요리 정제 올리브오일 or 해바라기유
파스타 마무리, 수프 토핑 엑스트라버진 한 방울

고온 조리에서는 정제유가 산화에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. 하지만 풍미항산화 효과를 원한다면, 생으로 먹을 땐 엑스트라버진을 꼭 선택하자.

 

좋은 오일 고르는 브랜드 팁 (가성비도 함께)

  • 이탈리아산? 그리스산? 사실, 진짜 중요한 건 **‘산지 일관성’**이다. 수확부터 병입까지 한 나라, 한 지역에서 이뤄지는지 확인해보자.
  • 유기농 인증이나 D.O.P(원산지 보호 표시)도 신뢰할 만한 기준.
  • 유리병에 담겨 있고, 빛 차단이 되는 패키징인지도 체크 포인트.

한 줄 요약

  • 엑스트라버진 = 첫 번째 냉압착 + 고급 풍미 + 항산화 효과.
  • 정제유 = 고온 안정성 + 중성 맛 + 가성비.
  • 라벨과 성분표를 믿고 선택하자, 마케팅 말고.

결국 중요한 건, ‘어디에 어떻게 쓸지’에 따라 똑똑하게 선택하는 것.
올리브오일은 단순한 요리재료가 아니라, 건강과 취향의 언어다. 그리고 그 언어를 읽을 줄 아는 당신은 이미 반쯤 미식가다.